2017년 2월 23일 목요일

쌍계사 대웅전에서 배틀이???



요즘 '포켓몬 고' 게임이 인기인데요, 저도 딸아이랑 같이 놀아주기 위해 '포켓몬 고'를 시작했습니다. 해보니 재미있긴 합니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으로 주변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귀여운 몬스터들을 포켓볼을 던져 잡고, 그 몬스터들을 진화, 강화시켜 레벨을 올려 체육관이라는 곳에서 배틀을 벌여 그 체육관을 점령하는 그런 게임입니다.




이렇게 귀여운 포켓몬들이 나오면 포켓볼을 던져 잡아야 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포켓몬 고' 체육관 중 하나인 한겨레신문사를 제가 점령한 사진이구요.
그런데 얼마 전 하동의 쌍계사를 찾아갔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쌍계사의 구층 석탑이 바로 포켓볼을 주는 포켓스탑이고, 쌍계사 대웅전이 치열한 배틀이 벌어지는 체육관이었던 것이죠. 왼쪽 사진의 보라색 둥근 원처럼 되어 있는 것이 포켓 스톱인데, 이것이 바로 쌍계사 9층 석탑입니다.



 보물 제500호인 쌍계사 대웅전을 볼까요? 쌍계사 대웅전 사진도 나오고 오른쪽 사진을 보면 뚱뚱한 곰이 앉아있는데, 그곳에 바로 포켓몬 고 체육관인 대웅전입니다. 배틀이 시작되면 화면에 번개가 치고 화염이 번쩍이는데, 부처님을 모신 고요한 법당이 포켓몬 고 증강현실 속에선 전투장소인 것이죠. 물론 대도시의 교회나 성당도 포켓스탑이나 체육관인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깊은 산중에 그것도 법당이 배틀장소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지역에 따라 자주 나오는 포켓몬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물가에선 물고기 모양의 포켓몬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쌍계사에서는 어떤 포켓몬들이 나올까요? 바로 '고오스'라는 유령 몬스터. 이 고오스가 진화하면 고우스트가 됩니다. 재미있는 건 쌍계사에서 많이 나오는 포켓몬이 고오스라는 것입니다.  보시면 고오스가 네 마리나 나와 있지요? 사찰이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 영가를 모시는 곳이라 그런 것일까요? 아무튼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이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선 곳곳에 있는 포켓스탑이라는 곳에서 포켓볼을 얻어야 하는데, 이게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계신 게이머들의 화를 돋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도시에는 포켓볼을 얻는 포켓스탑이 많아 어떤 곳은 10미터에 하나 꼴로 있는데, 지방 중소도시 특히 농어촌지역에서는 포켓스탑 찾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럼 하동을 방문했을 때 포켓스탑이 모여있는 곳이 어디일까... 포켓몬 하기 좋은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섬진강변 평사리 공원입니다. 겨울철 하동 평사리 공원에서는 팡팡눈썰매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는데요, 이곳은 섬진강을 바라보는 전망도 좋고, 운동을 하기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시를 적어놓은 시비가 몇 개 있는데 이 시비가 포켓스탑들입니다. 모두 8개의 포켓스탑과 2개의 체육관이 있습니다. 5분이면 포켓스탑 8곳을 다 돌 수 있는데 한 곳에서 평균 3개의 포켓볼을 주니까 한 번 돌면 20개가 넘는 포켓몬을 얻을 수 있고, 5분을 기다리면 다시 포켓볼을 주니 100개를 금방 채울 수 있습니다. 포켓몬도 득시글 득시글.... 잡기 귀찮을 정도로 많이 나오고요.


또 포켓몬 하기 좋은 곳은 이병주 문학관입니다.
하동에서 태어나 진실을 추구했던 언론인이자 마흔넷의 나이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 그 후 타계할 때까지 27년간 한 달 평균 1천여 매의 원고를 썼던 초인적인 작가 이병주 선생. 그 나림 이병주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의 유품과 저서로 꾸며 놓은 문학 박물관이 또 하동에서 포켓몬 하기 좋은 명소입니다.





문학관 마당 30미터 안에 포켓스탑이 3개, 체육관이 1개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을 찾으면 어른들은 문학관에서 나림 선생을 만나고, 포켓몬 고를 하는 아이들은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동 시내에서는 하동 경찰서 뒤쪽을 중심으로 한 8개의 포켓스탑이 모여있습니다. 하동의 명물 화개장터에도 5개 정도가 있구요.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을 찾으셨을 때 포켓몬 고를 하는 아이가 칭얼거린다면 알려드린 명소를 찾아 아이들에게 점수를 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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